일부변제가 있었던 경우 변제충당 계산법

채무자가 채무를 전부(이자,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등 모두 포함) 변제하기에 부족한 액수를 지급하였을 때, 그로 인해 원금은 정확히 얼마가 남고 그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어떻게 계산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봅시다.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1. 논의의 실익

예를 들어, 우리가 채무자에 대하여 원금 100만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는 2018. 1. 1.부터 연 15% 이자가 붙고 있으며, 채무자가 2018. 9. 1. 현재 100만원을 지급하였다고 합시다. 계산해 보면 2018. 9. 1. 현재까지 발생한 이자는 100,273원이고 원금과 이자 합계는 1,100,273원입니다.

현행 민법은 단리계산방식, 즉 원금과 이자를 엄격히 구분하여 남은 원금액수에 이자율을 곱해서 장래의 이자액수를 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채무자가 변제한 100만원이 원금에 먼저 충당되느냐, 이자에 먼저 충당되느냐 하는 것에 따라 장래 발생할 이자액수가 달라지게 됩니다.

만약 채무자가 지급한 100만원이 원금에 먼저 충당된다고 한다면, 일부변제 직후 원금채권은 0원으로 완전히 소멸하고 이자채권만 100,273원이 남습니다. 이자채권에 대해서는 그에 관한 이행청구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기에 대해서 또 이자가 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앞으로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우리가 채무자에 대해서 가지는 채권액은 100,273원으로 고정됩니다.

반대로 채무자가 지급한 100만원이 이자에 먼저 충당된다고 한다면, 일부변제 직후 그날까지 발생한 이자채권은 소멸하고 원금채권이 100,273원 남습니다. 원금채권에 대해서는 계속 이자가 붙기 때문에, 우리는 100,273원에 일부변제일 다음날인 2018. 9. 2.부터 연 15%로 계산한 이자를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일부변제일로부터 1년이 지나 2019. 9. 1.이 되면 남은 원금 100,273원에 15,041원의 이자가 발생하여 채무자에게 합계 115,315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변제충당을 어떤 순서로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참고로 남은 원금 100,273원에 15% 이자를 더한 값이 115,313원이 아니라 115,315원이 되는 이유는 생략된 소수점 때문입니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써 보면, 남은 원금은 100,273.97원, 이에 대한 15% 이자는 15,041.09원이므로 합하면 115,315.06원입니다.)


2. 민법의 규정

제476조(지정변제충당) ①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의 제공이 그 채무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하는 때에는 변제자는 그 당시 어느 채무를 지정하여 그 변제에 충당할 수 있다. ②변제자가 전항의 지정을 하지 아니할 때에는 변제받는 자는 그 당시 어느 채무를 지정하여 변제에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변제자가 그 충당에 대하여 즉시 이의를 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전2항의 변제충당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써 한다.

제477조(법정변제충당)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다. 1. 채무중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과 도래하지 아니한 것이 있으면 이행기가 도래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2. 채무전부의 이행기가 도래하였거나 도래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변제이익이 많은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3. 채무자에게 변제이익이 같으면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채무나 먼저 도래할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4. 전2호의 사항이 같은 때에는 그 채무액에 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제479조(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의 순서) ①채무자가 1개 또는 수개의 채무의 비용 및 이자를 지급할 경우에 변제자가 그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한 급여를 한 때에는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경우에 제47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3. 민법 제476조와 제477조 해설

민법 제476조와 제477조는 채무자가 여러 개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을 때 적용되는 규정이고, 1개의 채무만을 부담하고 있을 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민법 479조는 채무자가 여러 개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을 때는 물론 1개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을 때에도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예를 들어 사기꾼한테 2번 연속으로, 즉 2018. 1. 1.에 30만원, 2018. 2. 1.에 40만원 이렇게 총 70만원 사기를 당했다고 합시다. 이 경우 채무자(사기꾼)는 우리에게 2개의 채무를 부담하므로 민법 제476조와 제477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76조는 채무자 또는 채권자가 ‘이 돈은 어느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말을 했을 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예를 들어 사기꾼이 2018. 11. 23. 우리에게 40만원을 주면서 “이것은 2018. 2. 1.자로 40만원 사기친 것을 갚는 돈이다.”라고 말했다면, 사기꾼이 지급한 40만원은 민법 제476조 제1항에 의해 2018. 2. 1.자 40만원짜리 채무의 변제에 먼저 충당되고 남은 것이 있으면 다른 채무에 충당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채무자든 채권자든 일부변제를 주고받으면서 변제충당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민법 제477조가 적용됩니다. 위 사례의 경우를 민법 제477조 각호의 순서에 따라 살펴봅시다.


4. 민법 제479조 해설

가. 원본과 지연손해금만 있는 예시

일부변제한 돈은 비용과 이자에 먼저 충당되고 그러고도 남는 것이 있으면 비로소 원본에 충당됩니다. 여기서 ‘이자’는 지연손해금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채권자 또는 채무자가 일방적으로 충당의 순서를 지정할 수는 없으나,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있는 경우이거나 당사자의 일방적인 지정에 대하여 상대방이 지체 없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묵시적인 합의가 되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법정충당의 순서와는 달리 충당의 순서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2399 판결 참조).*

예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다음과 같이 가정합시다.

이 일부변제 직후 우리는 사기꾼에 대하여 어떤 채권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일단 우리가 2018. 11. 23. 일부변제를 받기 직전 사기꾼에게 어떤 채권을 갖고 있었는지를 살펴봐야겠지요.

이런 경우, 채무자가 돈을 갚으면서 원본에 먼저 충당하겠다고 말하였더라도, 이에 대해 채권자가 지체 없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묵시적인 합의가 되었다고 보여지는 경우가 아닌 한, 일부변제한 돈은 무조건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우리는 채무자의 요구에 관하여 지체 없이 이의를 제기하였으므로 묵시적 합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연손해금이 먼저 충당됩니다.

그런데 이 때 채무자가 30만원짜리보다 40만원짜리 채권을 먼저 충당시키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하여 ‘30만원짜리 채권의 지연손해금’이 어떤 순서로 충당되어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충당순서가,

‘40만 지연손해금 → 40만 원금 → 30만 지연손해금 → 30만 원금’

인지, 아니면

‘40만 지연손해금 → 30만 지연손해금 → 40만 원금 → 30만 원금’

인지의 문제입니다.

이 경우 무조건 지연손해금부터 먼저 충당됩니다. 채무자가 40만원짜리 채권을 먼저 충당시키겠다고 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40만 지연손해금 → 30만 지연손해금 → 40만 원금 → 30만 원금’

의 순서로 충당된다는 것입니다. 관련판례로는 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52649 판결,*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51339 판결*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지급한 40만원은, 30만원짜리 채권의 지연손해금 13,438원과 40만원짜리 채권의 지연손해금 16,219원, 합계 29,657원에 먼저 충당되었습니다.

이제 채무자가 지급한 돈 중 지연손해금 29,657원에 먼저 충당하고 남은 돈인 370,343원을, 30만원짜리 채권의 원본과 40만원짜리 채권의 원본 중 어디에 먼저 충당시킬 것인지가 문제되는데요.

지금 이 상태에서는 원본끼리만 비교하는 것이므로 채무자의 지정변제충당의 의사표시가 효력를 발휘합니다. 즉, 채무자는 돈을 주면서 40만원짜리 채권에 먼저 충당하겠다고 말했으므로, 370,343원은 40만원짜리 채권의 원본에 먼저 충당됩니다.

따라서 2018. 11. 23. 채무자로부터 일부변제를 받은 직후 우리가 가지는 채권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2018. 11. 23. 현재 채무자에 대하여 총 329,657원의 채권을 갖게 됩니다. 이 329,657원에 대해서는 일부변제 다음날인 2018. 11. 24.부터 다시 5%(민사법정이율) 지연손해금이 붙습니다.


나. 원본, 지연손해금, 비용이 모두 있는 예시

민법 제479조에서 ‘비용’이란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나 법률의 규정 등에 의하여 채무자가 당해 채권에 관하여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채무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변제비용(민법 제473조 본문)이나, 채권자의 권리실행비용 중에서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이나 집행비용액확정결정에 의하여 채무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확정된 소송비용 또는 집행비용 등은 위와 같은 비용의 범주에 속합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61172 판결* 참조).

예제를 봅시다. 위와 동일한 사실관계에서, 이번에는 중간에 소송이 있었던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가정합니다.

이 때 2018. 11. 23. 일부변제를 받은 직후 우리는 채무자에게 어떤 채권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일단 우리가 2018. 11. 23. 일부변제를 받기 직전 사기꾼에게 어떤 채권을 갖고 있었는지를 살펴봐야겠지요.

30만원짜리 채권에 관하여,

40만원짜리 채권에 관하여,

2개의 채권 모두에 관하여,

이를 합산해 보면,

이렇게 됩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변제한 40만원은 먼저 (소송)비용과 지연손해금 합계 107,665원에 먼저 충당되고, 나머지 292,335원은 원본에 충당되는데, 원본 두 개 중에서는 채무자가 40만원짜리를 먼저 충당하겠다고 말하였으므로 40만원짜리에 먼저 충당됩니다.

따라서 2018. 11. 23. 일부변제를 받은 직후 우리가 가지는 채권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총 407,665원의 원금채권을 가집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일부변제 다음날인 2018. 11. 24.부터 연 15%(판결문에서 15% 주라고 하였으므로)의 지연손해금이 다시 붙기 시작합니다.